어김없이 2022년이 지나갔다. 어느덧 회고 글도 세 번째 작성하게 되었다. 비록 23년 새해가 밝고 1개월이나 지난 2월 시점이지만, 22년엔 어떤 일이 있었고, 또 무엇을 느꼈으며, 앞으로 23년에는 어떤 일을 해나가며 살아야 할지에 대한 고민들 담아보려고 한다.
1. 커리어
작년 5월부터 정규 커리어가 시작이 되었다. 업무는 22년 1월부터 계속 해와서 그런지 작년 동안은 업무 적응에 집중해왔던 것 같다. 내가 다루는 데이터의 도메인 지식과 더불어서 회사 내의 인프라에 대한 큰 그림을 배우느라 정신이 없던 것 같았다. 업무에 어느정도 적응된 후, 중간 중간 내 커리어의 방향성에 대해서도 생각을 많이 했던 것 같다. 입사 초반에는 리서치(연구) 관련한 역량을 쌓아야 하나 해서 몇 년이 지나고 직장을 다니면서 야간 대학원을 다닐까도 생각했었다. 그런데 막상 머신러닝을 서비스에 배포해보는 업무와 경험을 하다보니, 머신러닝 모델을 개발하는 것, 그리고 더 나아가 머신러닝 모델이 띄워져 있는 서버를 만드는 것에 관심이 생겨서 자연스럽게 도커와 쿠버네티스까지 관심이 확장되었다. 또한 객체지향 언어인 파이썬을 어떻게 하면 잘 추상화시킬 수 있을지, 그리고 파이썬 3.10 버전이 나오게 되면서 동적 타입 언어인 파이썬을 자바나 C 계열 언어처럼 정적 타입 언어의 스타일로 프로그래밍하는 트렌드를 따라가면서 배워가고 있다. 개인적으로, 최근에 밑바닥부터 시작하는 딥러닝 3권을 공부하면서 딥러닝 오픈소스 프레임워크인 Pytorch, Tensorflow, Chainer 등이 내부적으로 어떻게 동작하는지 알게 되면서 그 프레임워크들이 사용하는 객체지향 방식의 API를 명확히 이해하게 되었다. 그래서 사이킷런 같은 일반적인 머신러닝 라이브러리를 사용해서 모델링 할 때도 어떻게 하면 파이썬의 객체지향 방식을 잘 활용할 수 있을까? 라는 작은 관심사도 생겼다.
그리고 리눅스에 대한 관심이 이전보다 많이 생겼다. 이전에는 터미널에다가 냅다(?) 명령어만 치는 리눅스를 얕게 활용하고 있어왔다. 작년에 같은 회사에 속한 팀원 중 한 분의 권유로 모두의 리눅스라는 리눅스 기초 서적을 통해 리눅스 개인 공부를 진행했다. 책 내용이 엄청 어렵지 않아서 나같이 리눅스를 얕게 아는 사람에게도 매우 친절한 가이드라인이 되었다. 그래서 이것 또한 배움을 까먹지 않기 위해.. 블로그에 모두 기록을 했다. 혹시 궁금하다면 여기를 참고하길!
2. 다시 시작한 커뮤니티
이번 글또 8기에 다시 참가하게 되었다. 이전에 5기에 참여한 적이 있는데, 세 기수만에 다시 커뮤니티에 참여하게 되었다. 이유는 머신러닝이라는 분야에 종사하시는 다른 실무자 분들은 어떤 방식으로 일을 하고 계시는지, 어떤 방향성을 가지고 커리어를 쌓아가고 계시는 지 궁금했다. 또 지속적인 동기부여를 받기 위함도 있다. 어떠한 커뮤니티 이던지 활동을 하게 되다 보면 "아 정말 열심히 사시는 분들 많구나" 라고 생각하면서 내 루틴을 돌아보게 하는 게 가장 큰 효과인 것 같다. 앞으로 7개월 정도간 2주에 한 번씩 블로그에 글을 작성해서 제출해야 한다.
3. 정신 챙기기
본가에서 독립을 하게 되면서 커리어적인 측면 뿐만 아니라 주거생활, 경제적인 측면도 많이 챙겨야 했다. 그럼에 따라 내가 잘 알고 있는 머신러닝 같은 지식이 아닌 정말 인생을 살아가면서, 어떻게 보면 정말 필요한 지식이라고 할 수도 있는 생활 지식을 뒤늦게 따라가느라 정신이 없었다. 그리고 최근에 업무를 하면서 역사적인(?) 장애 사건이 터지고 산발적으로 서비스 장애가 발생하며 수차례 멘붕을 겪었다. 이러한 일들이 지나고 든 생각인데, 문제가 생겼다는 게 발견되는 순간 머릿속이 정말 하얘진다. 그리고 시야가 좁아진다. 그리고 머릿속은 그 문제를 객관적으로 분석하고 해결책을 생각해야 하는 것이 아닌, 그 문제가 발생함으로써 연쇄적으로 이어지는 다른 문제들이 어떤게 있을까 하는 걱정만이 가득채워졌다. 이러한 사실을 인지하고 있음에도 그 순간 만큼은 바보가 되는 것 같다.
물론 이러한 멘붕 상황을 극복하기 위해 여러가지 방법이 있을 것이다. 더 많은, 더 자주 장애를 경험해보면서 극복해 나가는 경험을 하는 것도 있을 것이다. 그런데 개인적으로는 정신적으로 채워야 할 부분이 존재한다고 생각했다. 사실 일을 본격적으로 하게 되면서 오히려 취업준비를 할 때보다 인문학 책을 등한시 했던 것이 사실이다. 책을 못 읽을 당시에는 책 한 문장, 한 페이지, 한 챕터를 읽지 않는다고 해서 당장 무엇이 부족한지 체감하지 못하는데, 장기적으로 보면 위에서 말한 내 정신의 불안정한 상태로 이어지는 것 같다.
그래서 올해는 한달에 책 1권, 일년에 총 12권을 읽어보려고 한다. 당연히 쉽지 않을 것이다. 퇴근 후 짬을 내서 독서하는 게 쉽지 않고 자신이 없어서 요즘에는 지하철이나 버스로 30분 이상 이동할 때 항상 책을 갖고 다니려고 한다. 마치 수능 공부할 때 영어 단어는 짜투리 시간에 외우라는 것처럼.. 독서도 짜투리 시간을 한 번 이용해볼까 한다. 예전처럼 책을 읽고 회고록까지 쓸 순 없겠지만 머릿속에서 만큼은 넣어두려고 한다.
4. 기회비용
기회비용이란, 여러 가능성 중 하나를 선택했을 때 그 선택으로 인해 포기해야 하는 가치를 비용으로 환산한 것을 의미한다. 작년과 올해 초에 삶에서도 기회비용이 존재함을 느꼈다. 나는 정해진 하루 루틴을 매우 고수하려는 경향이 있다. 특히 취업 준비 기간 동안에 하루에 운동과 취업 준비, 그리고 공부나 독서까지 모두 하는 것을 오랜기간 동안 계속 해오다 보니 나도 모르게 이런 루틴이 당연스럽게 여겼던 것 같다. 그리고 이런 루틴을 지키지 못하는 일이 발생하게 되면 나도 모르게 스트레스를 받은 것 같았다. 누가 뭐라고 하지도 않았는데 스스로 나에게 왜 오늘은 열심히 살지 않았지? 솔직히 조금만 더 노력했으면 모든 일정을 다 소화할 수 있지 않았을까 하면서 채찍질을 한 것 같다. 그런데 참 웃긴 것 같다. 한 회사에 소속되어 업무를 진행하게 되면 해야할 업무가 생기면서 그 만큼 시간이 줄어들며 그동안 지켜온 루틴의 일부를 포기해야 하는 것이 당연하다. 그런데 나는 똑같은 하루 24시간 안에 모든 것을 다하려고 일정을 꾸겨넣으려고 했던 듯 하다. 이렇게 스트레스를 받다가 한 작은 사건이 터지면서 마음을 놓게 되었다.
작년에 새롭게 배우게 되었던 것 중 하나가 크로스핏 운동이였는데, 원래 아침에 하던 운동을 저녁 운동으로 바꾸어 버렸다. 루틴 일정에 변화가 생기니 하루의 다른 일정을 조정하려고 애를 쓰기도 했고 스트레스도 간간히 받았다. 동시에 몸을 만든답시고 식단 조절도 하면서 지냈다. 그러다가 크로스핏 운동을 하다가 팔목을 다치는 순간 모든 계획이 다 무너져 내렸다. 오로지 회사 업무와 물리치료 받는 것 이거 2개가 2주일 간 내 유일한 루틴이였다. 몸이 다치니 그제서야 지금까지 세워왔던 계획이 내게 부담스러웠다는 것을 스스로 인정하게 되었다. 그리고 인생의 기회비용이라고 생각하면서 현재는 어떤 하나를 더 하기 위해서는 반드시 다른 어떤 하나를 일부 포기해야 한다는 마음가짐으로 살고 있고, 앞으로도 그렇게 살려고 한다.
회고 글은 작성한 다른 기술 글처럼 어떠한 형식에 얽매이지 않고 의식이 흐르는 대로 작성해보았다. 2023년은 위에 작성한 부족한 점들을 조금씩 채워나가면서 살아가보고자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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