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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고] 978일이라는 작은 도전의 끝을 맺으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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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78일 전, 나에게 있어서 작지만 거대하다고 느껴지는 하나의 도전을 시작했다. 그리고 오늘이 되는 시점에 그 하나의 도전을 하면서 들어왔던 작은 터널을 이제야 빠져나왔다.

이제서야 하나의 터널을 지나왔다


결론부터 말하자. 오늘 부로 나의 정규 커리어가 시작되었다. 카카오 모빌리티라는 회사에서 머신러닝 엔지니어로서의 정규 커리어 첫 발을 내딛기 시작했다. 지금의 자리까지 오는 데 힘들었던 것 같기도 하다. 가끔 고생도 한 것 같고, 무엇인가를 쟁취할 것 같다가도 인생이 내 맘 대로 되지 않아 실망한 적도 있었던 것 같다. 그 때마다 포기하지 않았던 이유는 지금의 이런 순간이 올 생각 때문에 버틴 것이 아닐까싶다.

사실 이번에 회고록을 작성하는 이유는 그동안 나름대로 열심히 준비를 하면서 내가 가장 중요하게 생각했던 가치관과 그리고 더불어 생긴 내 또 다른 도전에 대해서 간단하게 생각해보고 나중에 시간이 지나고 초심을 찾고자 함이다.

1. 뭐가 되었든 자기확신

세상에는 자기 자신을 진심으로 믿는 사람이 얼마나 될까? 그냥 단순히 "아 나는 나를 믿어." 라고 생각하는 게 아니라, 자기가 어떤 의사결정을 할 때 자신이 선택한 판단이 올바른 선택이라고, 그것이 현명한 선택이라고 확신을 갖는 사람들은 얼마나 될까?

난 처음에 그 부류에 속하지 않았던 듯 하다. 무엇인가 선택을 할 때 항상 남의 의견대로 내 주관없이 행동했다. 그런데 이 길면서도 지루하기도 한 취업을 준비하는 기간에 들어오면서 그런 가치관이 나를 계속 갉아먹는다는 생각이 들었다. 내 스스로가 생각하고 판단한 것이라면 바로 실천하면 되는데, 오히려 그 판단이 맞는지 계속 재차 확인하는 데 많은 시간을 사용하고 있었다. 내 나름대로 객관적이라고 생각하는 근거들이 내 판단을 뒷받침하는 데도 말이다.

대체 왜 그랬을까? 이유를 잠시나마 생각해보니 핵심을 생각해볼 수 있었다. 그야말로 정말 내가 내 자신을 믿지 못하는 것이었다. 순간 하나의 깨달음을 얻었다. 지금까지 주저하던 시간을 되돌리고 싶을 정도로 과거의 행동이 사무치게 후회되었다. 그 하나 '믿음', 다른 사람을 믿는 것도 아니라 그냥 내 자신을 믿는 것조차 못해서 그렇게 시간을 허비하고 있었다는 게 너무 화났다.

그 때 이후로 지금까지 단 한순간도 멘탈이 흔들린 적이 없다고 하면 거짓말이다. 하지만 흔들릴 때마다 자기확신, 자기암시를 계속 되뇌였다. 어느 날 기분이 안좋거나, 불확실한 미래가 나를 잡아먹고 있을 때면 양치를 할 때도, 샤워를 할 때도, 밥을 먹을 때도 계속 무의식 중에 마냥 할 수 있다라고 되뇌였던 것 같다. 마치 사이비 종교에 빠지는 것처럼 내 뇌에 그냥 주입시켜버렸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지금까지 1년동안 총 3곳의 회사에서 인턴을 했다. 누군가가 보면 3번이나 인턴을 해? 배부른 소리 아니냐? 라고 할 수 있겠지만, 이 3번의 인턴을 거쳐왔다는 것은 중간중간에 반드시 작은 실패와 낙담이 필연적으로 존재했음을 반증한다. 텍스트 자체는 '3번의 인턴' 이지만, 텍스트 이면에 있는 내용은 성공이라는 계열의 단어보다는 실패 계열에 가까운 단어들이 내재해있다.

하지만 그러한 순간들에도 개발 공부도 했지만, 가장 우선시했던 것은 마인드셋이었다. 물론 모든 사람이 나같지는 않다. 개인적으로 감성에 많이 치우치는 편이라서, 하루 시작에 끔찍한 일이 먼저 닥치면 그 날 하루 전체가 망가져버리는 약한 멘탈을 지니고 있다. 그런 내 자신을 너무나도 잘 알기에 항상 마인드에 신경을 쓰는 편이다. 정신이 육체를 지배한다는 말이 내게는 맞는 듯 하다.

그렇게 짧으면서도 길었던 준비 기간을 거쳐서 직무를 전환한 978일 만에 내가 하고자 하는 직무인 머신러닝 엔지니어로 정식 커리어를 밟기 시작해 나갔다. 순간 여러 사람들이 떠올랐다. 가족은 물론이거니와 내가 이 분야를 공부해오고 작은 사회생활 경험을 해오면서 거쳐간 너무나도 좋은 사람들이 떠올랐다. 이렇게 나마 그 분들에게 나의 진심어린 감사함을 전해드리고 싶다. 비록 이 글을 보지 않더라도 개인적으로라도 연락을 모두 드릴 참이다.

2. 지식 공유자

커리어를 시작할 수 있게 되었다는 좋은 기회와 더불어 내 개인적으로 또 다른 좋은 기회가 동시에 찾아왔다. 그것은 바로 지식공유 활동이다. 내가 어렵게 얻은 지식을 다른 사람들은 시행착오를 나만큼 겪지 않게 하고 싶다는 생각에 블로그를 나름대로 열심히 운영해 오고 있다. 그래서 최근에 자연스레 블로그에 쌓인 또는 앞으로 더 쌓일 글들을 하나의 컨텐츠로 만들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리고 이를 지식 공유활동으로 만들고 싶다는 자그마한 꿈이 생겼다.

그러던 중 지금 다니고 있는 회사에서 인턴을 한창 하고 있을 때, 엘리스라는 코딩 교육프로그램 회사에서 링크드인을 통해 데이터 분석 코칭 제안을 해주셨다. 감히 내가..? 싶었다. 내가 뭐라고 남을 코칭을 해...? 인턴을 하는 중이였기 때문에 세부적인 코칭 사항을 들어보고 너무 어렵거나 리소스가 많이 든다면 조심스레 거절을 하려고 했다. 그런데 막상 설명을 들어보니 어느 정도 소화가 가능할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고 무엇보다 나를 지식공유활동 시장에 첫 브랜딩을 할 수 있는 좋은 기회이다라는 이유가 가장 컸다.

기간은 길지 않고 3주간 일주일에 2번 정도 코칭을 해주었고, 코칭하면서 정말 열정있는 개발자 준비하시는 분들을 만나서 나까지 동기부여를 받았다. 그래서 나도 지금껏 많은 경험은 아니지만 조그맣게 겪어왔던 경험들로부터 제공해드릴 수 있는 부분을 최대한 제공해드렸다. 또 나중에 이 분들을 현업에서도 만날 수도 있기에 좋은 네트워킹을 만들어나가고 싶었다.

이번주 주말이면 이 지식공유활동도 끝이 난다. 물론 작은 보수가 따르긴 하지만 나를 브랜딩해볼 수 있다는 것, 그리고 실제로 내 지식을 글이 아닌 말로 직접 전달해주다 보니 '정말로' 지식을 공유하는 것 같아 보람있던 활동이었던 듯 하다.

3. 이제 더 긴 터널로

 

또 다른 긴 터널을 향해


터널 하나를 빠져나왔지만 다시 또 다른 곳으로 들어가려고 한다. 이번에 들어갈 곳은 저번보다 훨씬 더 길 것 같다. 더 두렵고 위험한 요소들도 많고 다이나믹한 일도 벌어질 것 같다. 그래도 한 가지는 다행이다. 이전에 지나오면서 속도에 가속도가 붙었다는 점. 시작이 반인 것처럼, 뭐든지 처음이 어렵다는 말처럼, 초반만 잘 넘기기 시작하면 그 다음부터는 초반만큼 힘들진 않을 것 같다.

이제 다시 들어가보자. 또 다른 터널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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