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S] 컴퓨터는 어떻게 비트를 기억할까? 메모리와 디스크의 핵심인 순차 논리

🔊 해당 포스팅은 CS 서적 '한 권으로 읽는 컴퓨터 구조와 프로그래밍'을 읽고 저만의 방식으로 정리, 요약하는 글임을 알립니다. 해당 내용은  '한 권으로 읽는 컴퓨터 구조와 프로그래밍' 서적에 기반하였음을 알립니다.

 

출처: Yes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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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포스팅에서는 조합 논리의 한계점 즉, 어떤 값을 기억할 수 없다는 점을 해결할 수 있는 순차 논리에 대해 배워보도록 하자. 글 제목처럼 순차 논리는 흔히 우리가 데이터를 저장하는 기능을 한다고 알고 있는 컴퓨터의 '메모리' 와 '디스크'의 핵심 요소이다.

 

순차 논리의 '순차'는 순서(Sequence) 라는 용어에서 비롯되었다. 순서라는 것은 시간적으로 어떤 값 뒤에 오는 다른 값을 의미한다. 그런데 컴퓨터는 사람처럼 '시간'이라는 요소를 태생적으로는 인지하지 못한다. 따라서 어떤 회로 장치를 만들어 컴퓨터에게도 시간이라는 요소를 인지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여기서 소개하는 '어떤 회로 장치'란, 하나는 시간을 만들어내는 회로, 다른 하나는 과거를 기억하기 위한 회로를 의미한다. 가장 먼저 시간을 만들어내는 회로에 대해 알아보도록 하자.

1. 컴퓨터에서 시간을 만들어내라! 발진자와 클록

본론에 들어가기에 앞서 컴퓨터에서 시간을 어떻게 만들어내야 할까? 정답은 주기(periodic) 함수를 사용하는 것이다. 사람은 일종의 주기 함수를 활용해서 시간을 측정하고 있다. 예를 들어, 지구의 자전이 바로 주기 함수이다. 지구가 한 바퀴를 다 돌면 하루(1일)이라고 부른다. 이 하루를 더 잘게 쪼게서 시간, 분, 초로 구분한다. 즉, 하루는 24시간, 1시간은 60분, 1분은 60초. 이런 것들도 모두 주기 함수의 종류들이다. 이렇게 사람은 주기 함수들을 활용해 살아가면서 시간을 측정하고 있다.

 

컴퓨터도 마찬가지로 컴퓨터 자체에게 적용할 주기 함수를 만들어낼 수 있다면 컴퓨터에서 시간이라는 개념을 만들어낼 수 있다. 단, 컴퓨터는 전자공학을 사용하기 때문에 주기적인 '전기 신호'가 필요하다.

 

인버터를 사용해서 주기적인 전기 신호를 만들어낼 수 있는 것이 바로 발진자이다. 발진자는 인버터를 활용해서 인버터의 출력을 입력에 다시 연결을 하게 된다. 아래 그림을 보자.

 

발진자 스키메틱 기호

 

위 그림처럼 출력을 입력에 다시 연결하는 것을 되먹임(feedback) 이라고 부른다. 이런 과정을 통해 출력이 0과 1사이를 진동 한다(왔다갔다 한다). 이렇게 진동하는 주기 함수로 시간을 측정할 수 있을 것이다. 그런데 아쉽게도 진동하는 속도는 전파 지연에 따라 달라지며 온도에 따라도 달라지는 경향이 있다. 그래서 좀 더 안정적인 주파수로 진동하는 발진자가 있다면 더 정확히 시간을 측정할 수 있다.

 

이를 위해 적은 비용으로 효율적으로 정확한 발진자를 만들 수 있는 방법은 크리스털을 활용하는 것이다. 여기서 크리스털은 우리가 아는 그 보석이라고 부르는 크리스털이 맞다. 이 크리스털은 전기와 관련이 있는데, 전극을 크리스털에 연결해 크리스털을 압축하면 크리스털이 전기를 만들어낸다. 그리고 전극에 전기를 가하면 연결되어 있는 크리스털은 구부러진다. 크리스털이 구부러졌음으로 압축을 가한 것이기 때문에 다시 전기가 발생한다. 그러므로 크리스털 발진자는 크리스털에 전기를 가해서 다시 전기를 얻어낼 수 있다.

 

이렇게 입력한 전기로부터 크리스털이 다시 전기를 만들어낼 때까지 걸리는 시간은 예측이 가능하며 매우 정확하다. 그래서 석영(Quartz)이 이런 목표로 사용할 수 있는 가장 좋은 크리스털 고체 물질이다. 요즘에는 잘 착용하지 않을 수 있지만 스마트 워치가 나오기 이전 일반 아날로그 시계 디자인을 보다보면 마크 밑에 QUARTZ 라는 표식이 있는 걸 볼 수 있다. 이것이 바로 크리스털 발진기를 만드는 원료라는 것을 설명하는 것이었다!(이제 알게 됨..)

 

카시오 아날로그 시계에는 QUARTZ 표식이 존재한다

 

다음 알아볼 개념은 클럭(Clock)이다. 클럭은 일명 시간을 셀 수 있게 해주는 전기 신호를 의미한다. 예를 들어, 컴퓨터의 전원을 키면 전류가 흐르는 상태(ON)와 흐르지 않는 상태(OFF)가 반복된다. 이 때, 이렇게 ON/OFF가 반복되는(주기적인) 전류의 흐름에 의해 컴퓨터를 구성하는 부품들이 작동하게 된다. 이 때 반복되는(주기적인) 전류의 흐름을 바로 '클럭'이라고 부른다. 이러한 클럭은 회로의 페이스를 결정하게 된다. 즉, 회로의 전파 지연 시간에 의해서 최대 클럭 속도가 결정되게 된다.

2. 컴퓨터에서 정보를 기억해라! 래치

[1.목차]에서는 컴퓨터에서 시간을 표현하는 방법에 대해 알아보았다. 이번에는 정보(1비트)를 기억할 수 있도록 해주는 회로에 대해 알아보자.

 

먼저 아래의 되먹임을 사용한 OR 게이트 래치를 살펴보자.

 

OR 게이트 래치

 

위와 같은 래치를 사용하는데, 초기 out(출력) 값이 0으로 시작한다고 가정해보자. 그리고 in(입력이)이 1이 되면 out도 1이 된다. 그런데 이 때, out이 입력에 되먹임 되기 때문에 in이 다시 0이 된다고 해도 out은 여전히 1로 쭉 유지가 된다. 이렇게 함으로써 이 회로는 과거 상태를 기억하게 된다. 하지만 위와 같은 회로를 사용하면 out을 다시 0으로 만들 방법이 존재하지 않는다. 그래서 추가적인 작업이 약간 필요하다.

 

래치, S-R 래치, Gate가 있는 래치, 플립플롭 등에 대해서는 매우 쉽게 설명해주는 블로그가 있었다. 이를 읽어보는 것이 필자가 설명하는 것보다 이해가 더 수월할 것이라고 확신(?)하여 해당 블로그를 읽어보도록 하자.

 

플립플롭 중 D 플립플롭을 응용하면 레지스터(Register)라는 회로를 쉽게 만들 수 있다. 레지스터는 클록을 공유하는 여러 D 플립플롭을 하나의 패키지에 넣은 것이다.

가산기 결과를 저장하는 레지스터

 

위에서 $enable$은 카운터를 활성화 시킬지 여부를 결정하는 입력이다. $clock$은 말 그대로 클럭의 역할을 하는 것인데, 이를 사용해서 가산기 결과를 레지스터에 저장하게 된다. 이렇게 저장하게 되면 입력이 바뀌어도 가산기의 결과가 바뀌지 않는 '기억'을 하게 되는 것이다.

3. 메모리 조직과 주소 지정

위 목차와 참조 블로그를 읽어보았다면 비트를 하나 기억할 때 플립플롭이 유용하다는 것을 알게 되었을 것이다. 그리고 레지스터를 사용하면 쉽게 여려 비트를 저장할 수 있다는 사실도 알았다. 하지만 만약 훨씬 더 많은 정보를 저장해야 한다면 어떻게 할까? 첫 번째는 레지스터를 여러개 많이 쌓아두는 것이다.

 

하지만 여러개 쌓아둔 레지스터 각각에 어떤 값들을 저장해놓았는데, 값을 읽어들일 때 저장해놓은 레지스터가 어떤 것인지 어떻게 구분할까? 이 때 바로 레지스터에 '번호'를 부여하면 된다. 이 번호를 바로 '주소(address)'라고 한다. 이렇게 레지스터에 주소를 할당하는 것은 디코더를 활용할 수 있다.  그리고 우리가 읽기를 원하는 값이 저장된 레지스터가 무엇인지 알았을 때 이제 레지스터의 출력을 선택할 방법이 필요하다. 이럴 때는 여러 입력 중 하나를 선택하는 즉, 여러 레지스터 중 특정 하나의 레지스터를 선택하는 실렉터(Selector)를 사용할 수 있다.(디코더, 실렉터에 대한 개념은 저번 포스팅에서 배웠다)

 

메모리 회로

 

메모리 회로에서 만약 32비트 수를 다루고 싶다면 입력과 출력을 32개씩 연결해야 하고, 주소, 제어 신호, 전원도 연결해야 한다. 하드웨어 설계자들은 이런 많은 연결을 줄이기 위해서 메모리라는 것이 읽고 쓰는 것을 동시에 할 경우는 거의 없다는 것을 활용해 연결을 많이 줄였다. 즉, 입력과 출력 데이터 연결을 합치고 read/write 제어 신호를 사용했다. 아래의 그림은 단순화한 메모리의 스키매틱 기호이다.

 

단순화한 메모리 칩

 

위 그림에서 $enable$ 제어 신호는 메모리 전체를 켜거나 꺼서 여러 메모리 칩을 함께 연결할 수 있도록 해준다. 또, 그림에서 화살표로 되어 있는 부분이 있다. 이는 '버스(bus)'라고 부르는데, 버스란 비트를 이동시키는 대량 교통 수단을 의미한다. 메모리 칩에서는 주소 버스, 데이터 버스가 존재한다.

3-1. 임의 접근 메모리, RAM(Random Access Memory)

지금까지 살펴본 메모리를 임의 접근 메모리, RAM(램) 이라고 부른다. 램을 사용하면 메모리 위치 중 원하는 곳은 어디든 원하는 순서로 쓰거나 읽을 수 있다. 램 중에서는 정적 램(SRAM, Static RAM)과 동적 램(DRAM, Dynamic RAM)으로 크게 나뉜다. 

 

먼저 정적 램인 SRAM은 비싸지만 매우 빠른 특성이 있다. SRAM은 각 비트에 트랜지스터가 6개가 들어가서 공간을 많이 차지한다. 그래서 수십억~수조 비트를 저장하기에는 부적절할 수 있다. 반면에 동적 램인 DRAM은 일종의 버킷인 커패시터(Capacitor) 안에 전자를 담고 트랜지스터 1개만을 활용해 뚜껑을 덮는다. 하지만 이 버킷은 살짝 불안(?)해서 안에 있는 전자가 바깥으로 샐 수도 있다. 따라서 주기적으로 가끔 메모리를 갱신해주어야 한다. 즉, 전자를 버킷 안에 주기적으로 다시 넣어주어야 한다. DRAM은 집적도(단위 면적당 비트 개수, 밀도를 의미)가 높기 때문에 큰 메모리 칩에 사용된다. 큰 메모리 칩은 곧 주소가 더 많다는 것을 의미한다.

(램의 구체적인 종류와 특성에 대해서는 해당 블로그를 참고해보도록 하자)

 

이러한 SRAM, DRAM은 모두 휘발성 메모리이다. 즉, 전원이 잠깐 꺼지거나 또는 완전히 꺼진다면 메모리에 저장된 데이터들은 모두 사라진다. 하지만 코어 메모리라는 RAM의 또 다른 종류가 존재하는데, 이는 데이터가 날아가지 않는 비휘발성의 특성을 갖고 있다.

3-2. 읽기 전용 메모리, ROM(Read-Only Memory)

ROM은 말 그대로 한 번 쓰고 나면 여러번 읽을 수는 있지만 다시는 쓸 수 없는 메모리를 의미한다. 책에서는 이 ROM의 초기 제품과 점점 시간이 지남에 따라 새롭게 발전되어 온 ROM 종류들에 대해 설명해준다. 이에 대해 궁금하다면 책을 통해 읽어보도록 하자. 그리고 개인적으로 ROM 하니 생각난 것이 있었는데, 바로 Apache Spark의 RDD 타입이었다. Spark에 대한 개념을 하용호님의 슬라이드를 통해 배웠었는데, 그 때 설명 자료에서 읽기만 가능한 메모리인 ROM을 적절히 사용해 Spark의 RDD가 만들어졌다는 것을 본 적이 있다.

4. 대량의 데이터를 저장해놓자, 블록 장치

위에서 배운 RAM, ROM 같은 메모리는 읽거나 쓸 경우에는 시간이 걸리기 마련이다. 그렇다면 대량의 데이터를 읽어오거나 쓸 경우에도 RAM, ROM을 사용해야 할까? 그보다는 대량 저장장치로 알려져 있는 디스크 드라이브를 사용해 대량의 데이터를 저장할 수 있다. 디스크 드라이브는 우리가 현대에 잘 사용하는 '하드 디스크'와 동일한 의미이다. 물론 이 하드(Hard, 딱딱한) 디스크라는 용어는 쉽게 구부러질 수 있는 플로피 디스크가 등장하면서 용어 구분을 위해서 그 때부터 하드 디스크라는 용어가 사용되었다고 한다. 어쨌거나 이러한 디스크 드라이브는 회전판과 비슷한 자화(자기장 안의 물체가 자석이 갖는 성질을 띄는 것)된 판에 비트를 저장한다. 그리고 디스크 헤드가 디스크에 저장된 특정 데이터를 가져온다. 아래 그림은 디스크 드라이브이다.

 

디스크 드라이브 내부 구조

 

그런데 디스크 드라이브는 대량의 데이터 저장이 가능하지만 다른 종류의 메모리에 비해 상대적으로 느리다. 왜냐하면 방금 헤드를 지나간 데이터가 필요한 경우 그 데이터를 읽으려면 회전판이 거의 한 바퀴 돌 때까지 기다려야 하기 때문이다. 그리고 물리적인 기계 부품이 시간이 지나면서 낡아져 디스크 오류를 일으킬 수 있다는 단점이 존재한다. 그리고 디스크 드라이브는 코어 메모리와 마찬가지로 비휘발성의 특성을 갖는다. 그래서 우리가 바탕화면에 저장한 파일들이 컴퓨터를 껐다 켜도 여전히 존재하는 것이 이러한 이유 때문이다.

5. 플래시 메모리와 SSD

플래시 메모리는 가장 최근에 만들어진 EEPROM의 한 종류이다. EEPROM이란, 전기로 지울 수 있는 ROM 메모리를 의미하는데, 지우는 과정을 느리지만 RAM 처럼 내부 데이터를 아무 순서로 읽고 쓸 수 있는 메모리이다. 그런데 플래시 메모리가 이러한 EEPROM의 한 종류이다. 

 

플래시 메모리는 DRAM(정적 RAM)과 마찬가지로 버킷에 전자를 담는 방식이지만 플래시 메모리의 버킷은 DRAM의 버킷보다 더 크고 내구성이 좋아 전자가 새지 않아 전자를 갱신시켜줄 필요가 없다. 하지만 여러 번 읽고 쓰기 위해 트랜지스터 뚜껑을 여닫다 보면 뚜껑의 경첩이 닳아 끊어져 버리는 단점이 있다. 또한 플래시 메모리는 EEPROM 보다 더 빠르게 지울 수 있고 더 저렴하게 만들 수 있다. 그리고 RAM처럼 원하는 위치의 데이터를 마음대로 읽을 수 있다.

 

고체 상태 드라이브(Solid-State Drive)라고 알려져 있는 SDD는 디스크 드라이브를 점점 대체해가고 있다. SSD는 디스크 드라이브 모양의 패키지 안에 넣은 플래시 메모리이다. 그래서 기존의 디스크 드라이브의 느린 속도를 빠르게 할 수 있는 SSD가 주목을 받고 있다. 참고로 플래시 메모리는 위에서 언급한 것처럼 계속 사용할 수록 점점 낡기 때문에 SSD에는 여러번 사용한 횟수를 기억해서 모든 블록이 가능하면 똑같은 수준으로 낡도록 조정하는 프로세서가 들어있기도 하다.